구독, 스트리밍의 파도 앞에서
카카오페이의 벤치마킹 포인트를 탐색하며 ‘초대형 플랫폼’이 만들어내는 MAU(Monthly Active User), DAU(Daily Active User) 증대의 이점을 보며, 다시 다른 서비스들은 DAU를 어떻게 높이고 있는가에 대해 찾게 되었고, 그 정점에 서있는 구독·스트리밍의 파도 앞에선 우리에 대한 고민할 부분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더 자유롭게 전달 드립니다.
구독·스트리밍·멤버십 서비스(이하 구독형 모델)들은 오래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유튜브 프리미엄와 같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대표적이구요. 우리 현대자동차그룹에서도 현대차가 내놓은 구독형 자동차 이용프로그램 ‘셀렉션’은 월 72만원에 3개 차종을 바꿔가며 탈 수 있죠. 조금은 비틀어보면, 쏘카는 월 9,900원에 쏘카를 반값에 탈 수 있는 쏘카패스를 내놓기도 했고, 데일리샷은 월9,900원에 매일 첫 잔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왜 다들 구독형 모델을 출시하고 있을까요? 첫째는 사용자 경험입니다. 흔히 시장에서 하는 말이 있죠. “싸다 싸! 일단 와서 한번 보고가~” 일단 와서 경험해보고 좋으면 계속 상품을 추가로 이용해보라는 것이죠. 데일리샷만 봐도 첫 잔을 무료로 이용하게 되면, 그냥 집에 갈수가 없습니다. 안주도 시켜보고 다른 술도 사먹어 보게 되는 것이죠. 사용자 경험을 통한 연쇄적인 세일즈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둘째, 고객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즉 큐레이션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그 동안 고객정보를 수집하는데 있어 수많은 약관, 동의가 필요했었죠.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해 유효한 데이터로 활용하는데 너무나도 많은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고객이 매일 자신의 취향은 물론 컨텐츠를 향유하는 행동양식에 대해서도 오롯이 쌓고 있습니다. 왓챠플레이에서는 자신이 시청한 영상을 토대로 취향에 맞는 컨텐츠를 추천하고 있으며, 오피스스낵 바 서비스 스낵24는 스낵 교체주기마다 스낵 구매이용률을 데이터화하여 오피스 별로 취향에 맞는 신제품 등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구독형 서비스가 나의 취향을 만들어가고 있기도 하죠. 고객을 따라가기만 했던 과거와 달리, 고객의 행동을 선행하여 리드하게 되는 것이죠.
구독·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장은 당연한 흐름입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들어와 활성화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동안 허들이 되었던 시스템들이 개선되었기 때문인데요. 먼저, 지불의 불안정성입니다. 구독형 모델의 첫 단추인 ‘온라인 결제’프로세스가 최근 핀테크 발전으로 인해 매우 가볍고 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습니다. 더 이상 구독형모델을 이용하는데 있어 결제를 망설이는 이유에 복잡한 결제시스템은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둘째로는 컨텐츠 이용을 위한 인터넷 속도였죠. 스마트폰 보급과 4G·5G인프라의 확보로 고용량 데이터 컨텐츠를 스트리밍하는데 있어 더 이상 답답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번 인사이트를 통해 충격적으로 깨달은 것은 현금흐름이 더 이상 은행 계좌에 정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코오롱의 공유주택 ‘커먼라이프’에서 보여주듯 사람들은 렌트비를 내고 입주하여 누리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동차를 사는데 돈을 쓰지않고 이용하는 쏘카패스를 구매해 이동하며, 더 이상 영화관이라는 집단관람 공간을 가지 않아도 오리지날 컨텐츠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컨텐츠를 향유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금융상품을 서비스하는 우리는 한참 일찍부터 구독형 모델을 선도하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강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