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
군대에 경제 논리가 필요한 이유에세이/슬기로운 군대생활 2021. 2. 9. 11:00
군대에서 가장 기다려지는게 주말이고, 가장 힘든게 주말이다. 주5일제의 감사함도 잠시, 국방의 의무에 주5일제란 없기 때문에 근무와 작업은 주말 주요 관심사다. 그래서 매번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누가 주말에 청소를 할 것인가, 누가 근무를 더 많이 설 것인가를 두고 한참을 싸웠다. 간단하게 본부중대, 1중대, 2중대, 3중대, 4중대가 돌아가면서 청소를 하고 있다. 본부중대가 26명으로 1~4중대가 13명인것과 다르게 2배나 되는 인원이 있어서 본부중대는 A/B로 나누어 청소를 나눠 했다. 문제는 한 대대안에서 각 중대 선임간 위아래가 있어서 각 중대 왕고끼리 붙으면 짬순으로 순서가 바뀐다는 것이다. 다른 중대는 최선임들이 분대장을 달고 있어서 중대간 작업, 청소, 근무에 대한 의사결정관련하여 그들의 ..
-
군대에서 레벨업하기에세이/슬기로운 군대생활 2021. 1. 3. 12:13
일병을 달고 2개월, 일병 2호봉 때의 일이다. 밑에 후임도 들어왔겠다, 슬슬 부대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선임들과 농담도 주고받는 때도 많았다. 재밌는 것은 한창 재미있게 웃고 떠들다가도, 진지해지면서 조언이나 쓴소리, 잔소리, 일침들을 하는 선임들의 모습들인데, 때로는 공감되는 이야기도 있어 오랜 기간 기억되는 것들도 있다. 그중 왜 군대에서 일병은 체육복의 단추를 채워야 하는지, 상병은 단추를 풀 수 있고, 병장은 깃도 세울 수 있는지 아주 신박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야기를 해본다. 당시 중대 최선임으로 군림하고 있던 박 병장과 TV를 보던 중, 그런 이야기를 했다. "박 병장님, 근데 왜 군대는 꼴랑 체육복 하나 입을 때도 단추를 턱 밑까지 채워야 하는 겁니까?" "그건 네가 일병이라 그래. 병장 달..
-
군대 선임의 뒷담화를 걸렸다에세이/슬기로운 군대생활 2021. 1. 3. 12:12
군입대를 한지 어느덧 9개월이 되어 일병이 되고 3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군대는 짬에서 시작해서 짬에서 끝난다. 짬이란 군대에서 밥 먹는 것을 가리키는데, 잔반을 담아놓는 통을 짬통이라고 하고, 잔반통을 몰래 훔쳐먹는 고양이를 짬 고양이, 혹은 높여서 짬타이거라고 불러주기도 한다. 짬이 차면서 못하던 일들도 단순 반복되다 보면 슬슬 루틴이 보이기 시작한다. 군 시절 초반, 이등병 때에는 내가 내 한 명의 몫을 다 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일병을 달면서 비로소 한 명의 몫을 다 해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등병은 한 명 몫도 못하고, 일병은 한 명을 몫을 하고, 상병이 세명의 몫을 하고 병장은 아무것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짬이 차면서 루틴이 생기고, 이제 슬슬 여유라는 것이 보..
-
군대에서 스카웃제의를 받았다에세이/슬기로운 군대생활 2021. 1. 3. 12:11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냐? 샤워를 마치고 생활관(군대 내무반, 여러명이 같이 잠자고 TV보고 생활하는 방)으로 들어왔다. 아직 이등병이라서 선임들이 목욕물품도 사주고, 바구니도 챙겨준다. 내가 오게된 곳은박격포 중대다. 무거운 대포를 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다른 곳은 소총을 들고 뛰어다닐때 우리는 땅을 파고 대포를 땅에 박고, 옆에서 쏴야할 위치를 계산하여 알려주면 조준하고 쏘는 곳이다. 박격포 중대의 특성상 협력이 필수기에 더더욱 서로를 챙겨주고 팀워크가 참 좋았다. 온지 한달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아무 일도 시키지 않고 구경만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그게 군대에서 막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어쩌다가 여기까지왔냐고. 보통 연대급에서 필터링 되었을텐데 어쩌다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