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
군대에서 레벨업하기에세이/슬기로운 군대생활 2021. 1. 3. 12:13
일병을 달고 2개월, 일병 2호봉 때의 일이다. 밑에 후임도 들어왔겠다, 슬슬 부대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선임들과 농담도 주고받는 때도 많았다. 재밌는 것은 한창 재미있게 웃고 떠들다가도, 진지해지면서 조언이나 쓴소리, 잔소리, 일침들을 하는 선임들의 모습들인데, 때로는 공감되는 이야기도 있어 오랜 기간 기억되는 것들도 있다. 그중 왜 군대에서 일병은 체육복의 단추를 채워야 하는지, 상병은 단추를 풀 수 있고, 병장은 깃도 세울 수 있는지 아주 신박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야기를 해본다. 당시 중대 최선임으로 군림하고 있던 박 병장과 TV를 보던 중, 그런 이야기를 했다. "박 병장님, 근데 왜 군대는 꼴랑 체육복 하나 입을 때도 단추를 턱 밑까지 채워야 하는 겁니까?" "그건 네가 일병이라 그래. 병장 달..
-
군대 선임의 뒷담화를 걸렸다에세이/슬기로운 군대생활 2021. 1. 3. 12:12
군입대를 한지 어느덧 9개월이 되어 일병이 되고 3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군대는 짬에서 시작해서 짬에서 끝난다. 짬이란 군대에서 밥 먹는 것을 가리키는데, 잔반을 담아놓는 통을 짬통이라고 하고, 잔반통을 몰래 훔쳐먹는 고양이를 짬 고양이, 혹은 높여서 짬타이거라고 불러주기도 한다. 짬이 차면서 못하던 일들도 단순 반복되다 보면 슬슬 루틴이 보이기 시작한다. 군 시절 초반, 이등병 때에는 내가 내 한 명의 몫을 다 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일병을 달면서 비로소 한 명의 몫을 다 해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등병은 한 명 몫도 못하고, 일병은 한 명을 몫을 하고, 상병이 세명의 몫을 하고 병장은 아무것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짬이 차면서 루틴이 생기고, 이제 슬슬 여유라는 것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