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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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레벨업하기에세이/슬기로운 군대생활 2021. 1. 3. 12:13
일병을 달고 2개월, 일병 2호봉 때의 일이다. 밑에 후임도 들어왔겠다, 슬슬 부대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선임들과 농담도 주고받는 때도 많았다. 재밌는 것은 한창 재미있게 웃고 떠들다가도, 진지해지면서 조언이나 쓴소리, 잔소리, 일침들을 하는 선임들의 모습들인데, 때로는 공감되는 이야기도 있어 오랜 기간 기억되는 것들도 있다. 그중 왜 군대에서 일병은 체육복의 단추를 채워야 하는지, 상병은 단추를 풀 수 있고, 병장은 깃도 세울 수 있는지 아주 신박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야기를 해본다. 당시 중대 최선임으로 군림하고 있던 박 병장과 TV를 보던 중, 그런 이야기를 했다. "박 병장님, 근데 왜 군대는 꼴랑 체육복 하나 입을 때도 단추를 턱 밑까지 채워야 하는 겁니까?" "그건 네가 일병이라 그래. 병장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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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하나 더 마시면 안 되나요?에세이/슬기로운 군대생활 2021. 1. 3. 12:11
"엎드려! 엎드리라고!" 생각도 못했다. 우유 때문에 이런 사단이 날 줄은. 우유가 뭐길래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데...? . 초등학교 다닐 때 우유는 지독한 존재였다. 2교시 마치고 당번이 가지고 올라온 우유를 쉬는 시간 동안 다 마셔야 3교시가 시작될 수 있었다. 친구 중 누가 네스퀵이라도 가져오면 조금이라도 얻어 우유에 타 희미하게 들어간 초코 가루에 위안 삼으며 마시곤 했다. 또, 억지로 마시겠다고 친구들과 빨리 먹기 대결을 펼치기도 했었다. 그런 존재였다. 우유의 고소한 맛을 알기에는 너무 어렸다. 그리고 우유의 참맛은 군대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군대에서는 아침식사 때마다 우유를 보급해준다. 아침 6시 30분에 연병장(운동장)을 몇 바퀴 뛰고 살짝 땀이 올라올 때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식당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