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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아저씨 명대사로 정주행하기 [4화]
    컨텐츠 리뷰/드라마 리뷰 2021. 1. 10. 18:28

    #1  

     

    동훈은 전날 자신에게 입맞춤을 한 지안을 부릅니다. 대체 왜 자신에게 그랬는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다그치기 위해 묻습니다. 무슨일이냐고. 지안은 대답합니다.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여기서 제일 지겹고 불행해보이는 사람
    나만큼...인생 그지같은것 같아서

     

     

     월 5,600을 벌면서 하루하루를 소진하듯이 사는 동훈의 모습이 마치 성실한 무기징역수 같다고 대답합니다. 드라마를 통털어 가장 가슴에 와닿고 가슴아픈 문장들인데요. 동훈이라는 캐릭터가 가족을 책임지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가장의 역할로 존재하며 회사를 버텨내는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는 문장으로 보입니다. 

     

     정말 지겹고 불행한 것은 지안이 아니라, 지안보다 더 불행해보이는 심리적으로 조금의 만족이나 성취가 없이 하루하루를 죽여내고 있는 동훈을 바라보며 지안은 동정심을 드러냅니다.

     

     

     

    #2.

     

    동훈의 팀원들은 동훈을 위로하고자 고깃집에서 또 다시 한잔을 기울입니다. 팀원 중 하나가 동훈에게 왜 그렇게 지안을 감싸돌고, 동정해주냐고.. 건방지고 겨우 파견직일뿐인데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느냐고 묻습니다. 동훈은 체념한듯, 자신의 동정심을 쏟아냅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그래서 불쌍해...

     

     

     지안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본 동훈은 어느새 부턴가 지안이 눈에 밟힙니다. 힘들게 살아온 인생이 보이는, 그래서 악착같이 살고 있는 지안의 발버둥마저도 안쓰러워 보기조차 괴로운 동훈은 그런 지안의 그림자를 보는게 안타깝고 불쌍합니다.

     

     이런 대화를 도청하여 듣고 있던 지안은 자신의 치부가 드러난 것 같아 혼잣말을 욕지거리를 합니다. 

     

    #3

     

     술자리를 마치고 나온 동훈은 오래된 구축아파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같다며 너스레를 떨자, 팀원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 그러나 동훈은 넋두리를 이어갑니다.

     

    나랑 같아...복개천 위에 지어가지고 재건축도 못하고..
    그냥 이렇게 있다가...수명 다하면...없어지는거야

     

     

     다시 새로 시작할 힘도, 그럴 여력도 없어 그냥 이대로 하루하루를 소진해내가는 자신의 처지 같아서 이렇게 있다가 수명이 다하면 없어지는 아파트와 자신의 처지를 동정하고 있습니다. 성실한 무기징역수마냥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지워내는 동훈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4

     

     오늘 동훈은 꽤 멋있는 말을 많이 해냅니다. 형 상훈이 건물청소를 하면서 건물주로부터 모욕을 당했습니다. 그 장면을 노모는 지켜봤고, 조용히 집으로 돌아와 상훈을 바라보며 웃습니다. 상훈은 자신의 비참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에, 어머니를 슬프게 했다는 사실에 울음을 그칠 수 없습니다.

     

     동훈은 당장 건물주에게 찾아가 분노를 억누르며 토해냅니다. 

     

    아무 일도 아니야...내가 무슨 모욕을 당해도
    우리 집만 모르면, 아무 일도 아니야

     

     

     어떤 모욕을 당해도 집에서만 모르면 별 일도 아닙니다. 가족만 모를 수 있다면 무릎을 꿇어도 되고, 가족만 모르게 지나갈 수 있다면 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에게 나의 가장 비참한 모습을 보여주어 나와 나의 가족모두가 상처속에서 살아가게 한다면 그때는 참을 수 없겠죠.

     

     동훈은 가족이 보고 있을 때 그런일을 저지르면 어떤 일을 해도 이상할 게 없다고, 죽여도 이상할게 없다고 말합니다. 이 대화를 듣는 지안은 위로 받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할머니를 때리던 사채업자를 칼로 찔러죽일 수 밖에 없었던 지안의 편에서 처음으로 누군가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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