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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명대사로 정주행하기 [3화]컨텐츠 리뷰/드라마 리뷰 2020. 12. 31. 10:48
#1
동훈의 형 상훈은 수차례 사업을 말아먹고 부인과도 별거하여 엄마 변요순의 집에 얹혀살고 있습니다. 22년을 다닌 직장 동료들중 자신의 딸 결혼식에 온 사람은 달랑 2명뿐일만큼 무기력한 백수 가장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생 동훈이 지안과 밥을 먹고 술을 먹는 모습을 보고는 오해를 하기 시작해 동생에게 어린 여직원과 잘되어가는지 물어보며, 부럽다고 말합니다.
난 이세상에서 니가 제일 부럽다,
대기업 부장... 아침에 일어나 갈 데가 있는 놈그런데, 문득 그 부럽다는 표현앞에 늘어놓았던 대기업 부장, 아침에 일어나 갈데가 있는 놈이라는 표현에 의식되기 시작합니다. 요즘 딸을 결혼시킬 나이의 사람들은 대부분 대기업 부장이거나 임원의 문턱에서 좌절하여 집으로 간 경우들이겠죠.
당장 직업이 없어 당당하지 못한 상훈에게는 지옥같고 지겨운 회사라는 곳도 부러운 곳일 수 있겠습니다. 또, 어머니 장례식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는 현역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도 부러운 것은 어쩌면 소시민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2
동훈은 퇴근 후 동료들과 술을 한잔합니다. 건방진 파견직 이야기, 회사에서 갈등 빚는 상사이야기 등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꼬박 술자리를 채워갑니다. 한편 지안은 사채빚을 갚기위해 회사에서 퇴근하고도 식당에서 접시를 닦고 허드렛일을 하는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술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가는 동훈, 지하철에서 고개를 떨구고 한참을 쉬다 출입문쪽을 보니 지안이 탑니다. 회사에서 몇정거장, 어디선가 시간을 보내다 오는지 추운 겨울에도 짧은 양말을 신고 있는 지안의 발목에 눈길이 갑니다. 괜시리 동정이 갑니다.
지안은 도준영과의 계약으로 동훈을 감시하기 위해 몰래 설치해둔 감청어플을 통해 동훈의 핸드폰에서 들리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드론으로 안전점검을 나간 동훈은 막내가 신고 있는 신발의 발목을 보며 묻습니다.
그거 유행이냐?
한겨울에 짧은 양말 신는거..야..그러다 발목 언다지안에게 닿았을까요? 애써 신경썼지만 무시했던 지안의 허전한 발목이 떠올라 팀 막내에게 걱정을 내뱉을 때 지안이 듣고 있습니다. 지안을 향한 동훈의 따뜻함이 우연하게도 닿은 것 같습니다.
#3
동훈의 뇌물사건을 누가 기획했는지 설왕설래하는 와중에 동훈은 박동운상무로부터 도준영이 기획했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합니다. 박동운 상무는 이사회에서 표가 걸려있어 분명 공격할 명분이 있고 그럴 이유가 있는데, 왜 동훈을 밀어내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하죠.
오직 박동운 상무 라인이라서 자르려고 했을까요? 동훈은 느끼고 있습니다. 무언가 있다고. 그리고 도준영과 사무실에서 마주쳐 도준영이 되묻습니다. 본인이 왜 선배를 회사에서 밀어내겠냐고. 그럴이유가 있냐고.
뭔 죄를 졌나보지..나한테....
근데 내가 모르고 있나보지동훈은 대답합니다. 자신이 아직 모르지만, 도준영이 자신에게 지은 죄가 있어서 제발저리고 있다 생각합니다. 도준영이 동훈을 밀어내려고 기획한 것이 맞다면, 도준영에 의해 동훈에게 뇌물을 보내고 명분을 만들어 내보내려고 했다면, 오직 선배가 아랫자리에 있는 것 이 불편해서였을까요? 아니면, 어떤 죄가 있어 내보내버리고 눈앞에서 치우고 싶었기 때문일까요?
#4
3화의 가장 명장면, 명대사입니다. 지안은 도준영과의 계약으로 박동운 상무, 박동훈 부장을 한명당 천만원에 그만두게 하겠다고 하죠. 박동운 상무를 내보낸 지안은 다음 타겟인 동훈에게로 향합니다.
밥먹고, 술먹고... 동훈이 뇌물을 챙기려 했다는 사실을 숨겨주는 댓가로 한달간 밥과 술을 같이 먹으며 동훈과 가까워질 생각입니다. 그리고, 어느날 퇴근길에 동훈에게 입맞춤합니다. 왜였을까요?
상훈의 결혼식을 마치고 삼형제가 집에모여 술을 마실때 기훈이 이런 말을 했죠. 양심과 욕망사이에서 양심에 확 기울어버린 사람이라고. 그러나 동훈은 동료들과의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이야기를 합니다.
유혹이 없었던거야, 그러니까 모르는거야
내가 유혹에 강한 인간인지, 아닌지어쩌면, 동훈은 한번도 유혹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자신이 유혹에 강한 인간인지 아닌지 짐작할 수도 없습니다. 유혹받은 적 없는 동훈에게 지안은 유혹을 걸어봅니다. 어리고, 이쁜 파견직. 중년의 부장에게 어리고 이쁜 여직원의 입맞춤은 유혹이었을까요?
동훈은 지안을 밀어냅니다. 유혹 받은 적 없는 양심. 동훈은 그렇게 자신을 말했지만, 이 장면에서 만큼은 유혹을 뿌리치고 스스로를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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